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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그전에 <하얀거탑>을 보면서 내내 불편했던 것이, 장 과장의 '애인'의 존재였다. 내가 보기에 애인이라는 사람은 불륜의 상대가 되는 수많은 여자들처럼 남이 하면 불륜이지만 자기에겐 로맨스라는 착각에 빠진 채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 나가지 못하는 여자로 보였다. 장 과장으로 말할 것 같으면 진짜 좋아하면 매우 이기적인 남자요,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다면 미친 놈-_- 정도. 지금에 이르러 생각하건대 그것은 장 과장이 겉은 화려해도 실은 오갈 데 없이 외로운 남자임을 보여주는 아주 뻔한 클리셰였을 터이다. 그러나 여성의 경험의 장 안에서 살아온 나로서는 그 클리셰를 남성이 이해하는 것과 같이 이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소위 클리셰라는 것들은 거의 전적으로 남성의 경험의 장에 의지해 있는 듯하다. 김기덕 영화를 보고 여성이 느끼는 불편은 당연하다. * "그런 데 가는 남자들,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하는 남자는 단 한 명도 보질 못했다. 지난 4개월간 내가 보고 이해한 것이 맞다면, 진심으로 위의 말을 하는 남자는 앞으로도 영원히 만나지 못할 것 같다. 반면 같은 말을 하는 여자는 아주, 아주 많다. 순진해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 논리적으로는 아무래도 이해가 안 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남자 입장에서 보면 왜 궁금한지조차 이해가 안 되는 뻔한 얘기겠지만 말이다. * 하늘선물 님은 덧글에서 여자의 결론이 대개 여기서 끝나는 것을 애석해 하셨지만, 사실 내 입장에서는 그 이상 궁금한 것이 없다. 성매매 여성들이 왜 거기서 포주에게 재산 취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가엾지만, 거기까지 생각하는 건 쉽게 말해 오지랖 넓은 짓이다. 차라리 떡볶이 아줌마에게 추운데 왜 여기서 일하냐고 물어보겠다. 돌아오는 대답이 아마 똑같을 걸? 그리고 "왜 성매매 여성은 그런 데서 일할까" 역시 진짜 널리디 널린 진부한 남성적 질문임을 아시길 바란다. 전에 <시마과장>을 보다가 주인공이 여자 하나 데려다 놓고 같은 말을 하는 바람에 기분이 나빠져서 읽기를 때려친 적이 있다. 탁 까 놓고 말해,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 질문은 "남자들은 왜 성매매 업소를 이용하나"보다 발전된 질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예의 없는 질문이다. 욕구를 해결하고 나니 갑자기 관대하고 편한 마음이 된 남자들로부터 그 질문을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받을 여성들은, 얼마나, 얼마나 곤란할까. 눈에서 땀이 다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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