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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에 처음 들어온 날로부터 거진 1주가 지났다. 그런데 초반의 결의가 무색하게도 1주만에 향수를 이기지 못해 주말을 틈타 집에 다녀왔다. 24인이 목-금으로 다녀온(교수님까지 치면 25인) 조엠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집으로 향한 것이었다. '향수를 이기지 못해', 그런데 따져 생각해 보면, 대체 무엇에 대한 향수인지도 모르겠다. 생각건대 이것은 아마 향수가 아니다. 익숙지 않은 것에 대한 생떼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직 연수원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른다. 내게 이곳은 아직 그냥 정장 입은 사람들의 총체이다. 이름조차 외지 못한 사람들이 영상의 형태로 머리 속을 내달려 간다. 그러한 영상을 생각하자니, 왠지 울컥하면서, 무언가가 그립고 무언가를 때려치고 싶다. 풀독 오르듯 사람독이 오르는 것 같다. 폭탄주의 부작용을 온몸으로 겪을 때, 이를테면 남의 주사를 받아낼 때나 얼굴에 침이 잔뜩 튀었는데도 당장은 웃다가 나중에 닦아내야 할 때나 어깨며 손 같은 나의 부분들이 남의 손을 마구 탈 때 등에는 특히 그러하다(혼란스러운 순간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ㅡ그러나 차라리 고맙게도,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나뿐 아니라, 술 권하는 사회다 보니, 새로운 인간 풀에 던져져 적응하려 애쓰려 하는 사람이라면 대개들 겪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뭐가 울컥 올라올 줄은 몰랐다. 한 번 더 잘 해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요는, 사람독 잘 오르는 체질인 주제에 사람을 너무 좋아한단 말이지...

by ipSum | 2009/03/08 23:09 | - 생활의기억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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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부단뽀이 at 2009/03/08 23:16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사법연수원에서 절차법, 상법, 공탁법 열심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절차법 열심히 하세요.
Commented by ipSum at 2009/03/08 23:19
상법과 공탁법은 가르쳐 주는지 모르겠습니다ㅎ 열심히 배워야죠.
찾아보니 선택과목이네요;;

절차법은 아마 닳도록 할 것입니다ㅎㅎ
공부 얘기 보니 오히려 좋네요ㅎㅎ 아 이게 어떻게된거란 말입니까@@ 패닉
Commented at 2009/03/09 08: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ipSum at 2009/03/18 08:59
@@
Commented by 여행유전자 at 2009/03/12 02:38
사법연수원이든 어디든 결국은 사회 생활이 시작된 것이지요, 쓰신 말들의 상황을 잘 알 것 같아요. 정장 입은 사람들의 총체 속에서 자꾸 겪을 것들이 많은 시기이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인간 풀에 던져진... 제 사회 생활 시작은 방송국이었으니, 그 첫 이미지는 정장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똥색 쓰레빠'였습니다 으흐흐
Commented by ipSum at 2009/03/18 09:01
어머 쓰레빠... 그것도 색감이 좀 그렇단 말이죠?ㅎㅎㅎㅎㅎ
저는 그냥 가볍고 유연한 것이 좋은데, 자꾸 심각하게 생각할 일들이 늘어나네요ㅎ
수양한다 생각하고 한건한건 잘 넘기다 보면 뭐 되겠죠! 죽이든 밥이든>< 죽이되면 안되는데><
Commented by  sG  at 2009/03/22 03:40
얼굴에 침이 잔뜩 튀었는데도 당장은 웃다가 나중에 닦아내야 할 때나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오공감 머테리얼;;;;;;;;;;;; 진짜 그럴 땐 상대편 턱에 냅다 워류겐..
Commented by ipSum at 2009/03/31 19:05
때리기 ㅇㅇ//////
이제 좀 살만해요 ㅎㅎ 인간은 적응의 동물
Commented by luxferre at 2009/04/26 14:27
결국 연수원에 들어가셨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ipSum at 2009/05/10 22:45
그러게요;;; 결국..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unday at 2009/05/14 08:31
아.. 백만년만에 들러보았습니다.

뒤늦게 축하드립니다. :)

이제 곧 더워질텐데 몸 잘 챙기세요 ~
Commented by ipSum at 2009/05/15 17:02
백만년만입니다..! 저도 사실 잘 안와서 새삼스럽긴 하지만...
감사해요 :D 썬데이님도 건강히 지내세요~ 가끔 오시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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