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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일산일렉트로닉스


* 차가운 3월과 4월을 지나, 일산에도 갑작스레 여름이 왔다. 볕이 블라인드도 넘고 창문도 넘어 맨발로 쳐들어오는 통에 기숙사도 슬슬 덥다. 허나 내 옷장에는 아직 못 입어 본 봄옷들이 겹치기로 걸려 있으니, 큰일이다. 아무래도 내 봄옷 벌수는 봄날의 날수보다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여름에도 봄옷을 입는 수밖에

* 근래의 낙서들 : 아테네로, / 나는 너무 나의 사정만을 돌보고 있지는 않은가 / 특정인이 좋아지지 않고, 이 사람도 좋고, 저 사람도 좋다. 이는 아마도 아버지로부터의 유전. 아버님 가라사대 그렇게 만나는 족족 다 좋아 보이면 당신처럼 결혼이 늦는다 했다. / 물리적으로 눈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다.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겠다. /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겠다. 어째 점점 자신이 없다. 차라리 랜덤으로 남자를 고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인가 후배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 사정을 토로했더니, 후배가 "언니 옆에서 버티면 다 좋은 사람 아닌가요?"라고 했다. 요게... /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는 듣는 이의 허를 찌르는 명곡이다. 하우스룰즈의 '37th Avenue'는 뜻은 잘 모르겠지만 신나고 좋다. 기다려지는 노래.

SCOTT HITCHCOCK, 'I Don't Get It'

* 내가 보기에 나는 이제 슬슬 껍질이 벗겨지고 본색이 드러나는 중이다. 좋은 현상이라 믿고 싶다. 하긴 애시당초 내 껍질이라는 것도 그렇게 견고한 건 아니었지 싶다. 보드게임에서 블러핑을 하다가 알았다. 나는 속마음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데 재주가 있는 인간은 아니었다ㅡ심지어 손을 달달 떨 줄은...!

by ipSum | 2009/05/10 23:07 | - 생활의기억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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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후네시 at 2009/05/11 00:24
누구나 좋아한다는 건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것과 동의어라고 하더군요.
암튼 근 한달만에 오셨네요~^^
Commented by ipSum at 2009/05/12 00:11
어머 와닿는 말이네요;

저는 인터넷을 끊어도 한달정도 살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우와...)
Commented by Fernweh at 2009/05/11 10:14
블러핑을 해보면 거짓말 잘하는 사람이 의외로 적던데 ㄲㄲ

본색이라. 나도 갈수록 본색을 드러내는듯 허허
Commented by ipSum at 2009/05/12 00:14
최악이었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문일오빠랑 나랑 번갈아 꼴찌. 그저 웃음만이...
포커페이스들이 유명해지고 주목받는 이유를 몸소 체득하였다.

본색. 좋은 현상일꺼야 호호;
Commented by Profane at 2009/05/11 10:37
저도 요즘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제 춘추복 상의 하의를 모두 합하면 한국의 봄+가을날 수보다 많을 것 같다고. -_-;;

내일까지 비 오고 나면 다시 얼마간 봄날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답니다.
Commented by ipSum at 2009/05/12 00:17
오늘 쫌 봄날이었죠! 우리의 숙원이 하늘을 울렸나 봅니다.
오늘 입고 간 봄옷에는 딸기쉑을 듬뿍 쏟아서 결국 세탁소에 맡겼지만요..
Commented by 小吉 at 2009/05/14 12:30
봄, 여름여름여름여름, 가을, 겨울겨울겨울겨울
이 빌어먹을 지구온나나 때문에..

무심한 듯 쉬크하게 고독을 씹는 (쥐색 코트를 입고) 가을남자인 저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애초에 알 고어가 대통령 됐었으면 지금쯤 전세계는 마음은 불편할지언정 진실에 성큼 다가갔을 텐데 크흑 콧물
Commented by ipSum at 2009/05/15 17:01
'온나나'로 칭하니 한층 못되어 보이는군요 ㅇ_ㅇ 못된 온나나
어휴 진실은 무서운 것이죠.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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