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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심리 상태는 아직도 30여년 전쯤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그러니까 약 30년째 결혼 반대 중이라는 이야기다. 할머니의 말에 따르면, 결혼 당시 어머니는 통통한 편이었고 예쁠 것도 없었으며 심지어 일솜씨도 좋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어머니는 인서울 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중학교 선생님이었고 집안도 부유한 편이어서, 오늘날의 기준에 따르면 괜찮은 며느리감이었지만, 철저하게 옛날 사람이고 게다가 아버지에 대한 집착으로 말하자면 하늘을 찌를 기세인-_- 할머니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은 소용없는 얘기였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화가 한번 났다 하면 누구에게나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을 만큼 정말 매우 많이 무섭기 때문에(...) 할머니도 이제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못하고 좀 치사한 방법으로 어머니 속을 긁는데 그 대표적인 레퍼토리 중 하나가

바로 나를 건드는 것이라는 게 문제다. 할머니 당신 보시기에 내가 좀 포동포동하다 싶으면 "(엄마 닮지 말고) 살 빼라. 그래도 (엄마 안 닮고) 예쁘구나." 하시고, 좀 말라졌다 싶으면 "(엄마 안 닮고) 날씬하니 참 좋다." 하신다. 일을 좀 못하는 것 같으면 "(엄마 닮지 말고) 좀 야물게 굴어라." 하시고,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면 "(엄마 안 닮고) 야무지니 좋다." 하신다. 실로 벗어날 수 없는 루프이다. 엄마 자식이 엄마 안 닮기를 원하다니 어휴

by ipSum | 2009/10/05 23:27 | - 가족의기억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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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rofane at 2009/10/06 11:33
앗... 말씀하실 때마다 괄호 안의 내용을 자동적으로 체감시키는 포스를 지닌 분인가 보네요 ;;
Commented by ipSum at 2009/10/07 01:08
괄호 밖으로 나올 때도 있어서 말이죠...
Commented at 2009/10/09 00: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ipSum at 2009/10/30 01:30
30년째 전투 중이라고나 할까
Commented by 나절가웃 at 2009/10/29 13:55
난 명절에 교회얘기 좀 고만 들었으면 좋겠어. ㅋ 대답은 네. 하는데 어느새 표정은 썩어있어. ㅋ
Commented by ipSum at 2009/10/30 01:32
오옹 크리스챤 집안임..? 명절에 전도에 힘쓰시다니 멋지네 ㅎ

ㅡ흠 칭찬 한 줄 쓰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Commented by 나절가웃 at 2009/10/31 14:24
괜찮아. 굳이 칭찬 쓸 필요는 없었어.
내 주변에는 '나 교회나감'이라고 하자마자 '예수쟁이, 개독' 이라며 기독교관련 명화 1000피스 퍼즐을 사줄테니 토할때까지 이거 다 맞추고 교회에서 나와. 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어.

이런 얘기와 상관없이... 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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